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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수능 특강 독서/인문예술

피터 싱어(왜 도덕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

by missinshark 2023. 3. 4.

피터 싱어의 관심은 철학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 인간의 철학적 통찰이 인간의 삶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그래서 인간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관심을 두고 논의하였습니다. 즉 이론보다는 실천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그는 생명윤리학에 초점을 맞추어서 논의 하였는데, 우리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그리고 우리가 다른 동물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를 주로 논의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윤리의 영역을 지구상의 모든 것으로 넓혀서 논의하였습니다. 

왜 도덕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

  자신이 알고 있는 윤리적 지식을 바탕으로 윤리적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리적 지식을 알지만 윤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윤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의지가 약해서 윤리적으로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윤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선의의 거짓말 정도는 괜찮은지 고민하여, 윤리적 선악을 자기 나름 따져 거짓말을 하거나 혹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전혀 무관심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왜 우리는 윤리적 선악을 따지고 윤리적 선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행위를 해야하지? 우리 인간은 오히려 개인적 선악을 따지고 자기이익에 따라 행위를 하도록 진화해 오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류의 진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위하도록 진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와 반대로 진화가 이루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동물에게는 윤리가 없지만 인간에게는 윤리가 있습니다. 인간은 왜 윤리적 선악을 따져서 행위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제에 대한 이해

 

윤리적으로 선악을 따져서 행위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고 논의해 왔습니다. 

우리는 앞서 인간은 윤리적 선을 추구하는데, 어떻게 윤리적 선을 추구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안락사가 윤리적인가 윤리적이지 않은가, 인격체가 아닌 동물은 그 살생이 정당화 되는가, 의식이 없는 식물을 죽이는 일에는 윤리적으로 고려해야 하는가 , 개인적 양심과 법이 충돌할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윤리적인 것인가.

하지만 지금 우리가 묻고 있는 물음,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는 앞의 예시와 전혀 다른 차원의 물음입니다. 그래서 이는 윤리적 내부에서의 물음이 아니라 윤리학 자체에 대한 물음입니다. 

  철학자들은 이러한 물음이 이미 전제되어 있는 것을 묻는 것이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적합하지 못한 물음이라고 거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물음이 물을 수 없는 물음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적합하지 못한 물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다고 우리는 생각하지만 꼭 그러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언어생활에는 적합하지 못한 언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쟁이가 나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겠습니까? 그가 진실로 거짓말쟁이라면 그는 자신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고 말해야 말이 됩니다. 그런데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면 그는 한 가지 참말을 하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면 그가 거짓말만 하는 거짓말쟁이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자신이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적합하지 못합니다. 그것은 이미 전제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터 싱어는 이 문제에 대한 두 가지 철학적 접근을 인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였습니다. 

하나는 윤리적 원칙을 정의하면, 압도적으로 중요한 원칙이기 때문에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인용하였습니다. 압도적으로 중요한 원칙이란 당사자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의미입니다. 윤리적 원칙을 이와 같이 정의하면,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필요없게 됩니다. 하지만 칸트의 용어를 빌려서 말하면 달라집니다.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아닙니다. 개인적인 격률입니다. 누군가 어떤 중요한 원칙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그에게 윤리적 원칙이 됩니다. 

  싱어가 인용하고 있는 두번째 입장은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인간은 왜 합리적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찬가지로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을 묻기 때문에 부적합한 물음이라는 입장입니다. 

'인간은 왜 합리적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는 것은 우리가 이치에 합당해야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일은 이미 우리가 답하려고 하는 것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합리성의 정당화는 순환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질문은 적합한 질문이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싱어는 앞의 두 물음이 같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논리적으로 볼 때 '인간은 왜 합리적이어야 하는가'는 합리적 정당화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는 윤리적 정당화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이미 전제하고 있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인간은 왜 윤리적 선악을 따져 행위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답의 종류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행위의 이유를 묻는 한 방식일 수 있다고 싱어는 말합니다. 우리는 때떄로 특정한 관점을 전제하지 않고 매우 일반적이고 실천적인 물음을 물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싱어는 윤리의 특징을 보편화가능성에 찾았습니다.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싱어에게는 '인간은 왜 보편적 관점에서 윤리적 선악을 따져 행위를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대한 답은 이론적으로, 실천적으로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답에 유의할 점이 있다고 합니다. 

 

'왜 우리가 합리적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 질문은 합리적이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제되어 있는 것을 묻고 있기 때문에 이상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왜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은 윤리적이어야 할 윤리적인 이유를 묻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윤리적이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를 묻고 있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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